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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이 노조 현대자동차지부(지부장 박유기, 아래 지부)에 대한 긴급조정권 발동 가능성을 내비친 가운데 노조가 “긴급조정권을 발동하면 현대기아차그룹사 지부, 지회가 전면 총파업에 나서겠다”고 선포했다.

노조는 강병원‧이용득(더불어민주당), 이정미(정의당), 윤종오(무소속) 의원과 함께 10월5일 국회 정론관에서 ‘노동부 장관의 현대자동차 긴급조정권 검토 발언 규탄 기자회견’을 열어 “박근혜 정부는 노사자율, 노동3권 저해하는 협박 정치를 중단하라”며 이같이 경고했다. 이날 기자회견을 공동주최한 의원들도 “구시대적 긴급조정권 제도를 개혁하기 위한 논의에 착수하겠다”고 밝혔다.

박유기 현대자동차지부장은 “현대자동차 노사 관계는 충분히 노사 간 협상을 통해 풀어낼 수 있다. 축적된 역량이 있고, 29년의 역사가 있다”며 “박근혜 정부가 개입해서 29년의 역사를 깨지 마라. 파국을 자초하지 마라”고 촉구했다.


  

▲ 노조가 강병원‧이용득(더불어민주당), 이정미(정의당), 윤종오(무소속) 의원과 함께 10월5일 국회 정론관에서 ‘노동부 장관의 현대자동차 긴급조정권 검토 발언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김경훈


박유기 지부장은 “노동조합이 파업권과 단체교섭권을 봉쇄당하는 상황에서 머리 숙이고, 투쟁을 접을 수는 없다. 노동조합의 명운을 걸고 투쟁하겠다”며 “10만에 달하는 현대기아차그룹사 지부, 지회가 전면 총파업으로 대응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용득 의원은 “이기권 장관이 노사 양측의 균형점에 서서 조정, 화해하는 본연의 임무를 저버리고, 긴급조정권이라는 위험한 칼을 쓰겠다고 협박하고 있다. 어린애에게 칼을 맡긴 꼴”이라며 “박근혜 정부의 하수인 노릇을 하는 이기권 장관은 즉각 사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종오 의원은 “박근혜 정부가 어떤 토론이나 협의 절차 없이 성과연봉제 도입을 강행하면서 공공부문 파업이 계속되고, 해결 실마리가 보이지 않는다”며 “현대자동차 문제도 마찬가지다. 무리하게 긴급조정권을 밀어붙이면 더 큰 문제가 생길 게 불 보듯 뻔하다”고 지적했다.


  

▲ 박유기 현대자동차지부장이 10월5일 ‘노동부 장관의 현대자동차 긴급조정권 검토 발언 규탄 기자회견’에서 “박근혜 정부가 긴급조정권을 발동하면 10만이 넘는 현대기아차그룹사 지부, 지회가 전면 총파업으로 대응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김경훈


노조는 이날 기자회견문에서 “긴급조정권은 헌정 이래 단 4번 발동된 구시대적 유물”이라며 “박근혜 정부가 긴급조정권을 발동하면 현대기아차그룹사 지부, 지회와 단체교섭 미타결 사업장을 포함한 15만 금속노조 조합원이 전면 총파업‧총력투쟁을 벌이겠다”고 강조했다.

노동부장관은 ‘쟁의행위가 공익사업에 관한 것이거나 그 규모가 크거나 그 성질이 특별한 것으로서 현저히 국민경제를 해하거나 국민의 일상생활을 위태롭게 할 위험이 현존하는 때’ 중앙노동위원회(아래 중노위) 위원장 의견을 들어 긴급조정권을 발동할 수 있다.

노동부장관이 긴급조정권을 발동하면 30일 동안 쟁의행위가 금지되고, 중노위가 조정을 개시한다. 조정이 실패하면 중노위 위원장이 공익위원의 의견을 들은 후 중재 회부 여부를 결정한다. 중노위는 중재 회부 결정이 내려지거나, 쟁의 당사자의 신청이 있으면 즉각 중재에 나서야 한다. 중재재정이 내려지면 단체협약과 같은 효력을 가지며, 이후 쟁의행위는 불법이다.

긴급조정은 직권중재와 더불어 헌법이 보장한 단결권, 단체교섭권, 단체행동권 등 노동 3권을 제한하고 노사 문제에 국가 개입을 열어 놓은 대표적인 노동악법 독소조항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미국과 일본도 긴급조정제도가 있지만, 한국처럼 중재재정을 통해 쟁의행위를 금지하는 조항은 없다. 긴급조정제도를 통해 일정 기간 쟁의행위가 중단된 후에도 단체교섭을 타결하지 못할 경우 노동조합은 쟁의행위를 재개할 수 있다. 또한, 한국은 고용노동부장관이 긴급조정권 발동권자인 데 반해 미국과 일본은 발동권자가 대통령 또는 총리로 긴급조정권 발동이 훨씬 까다롭다.

이기권 장관은 9월28일 서울고용노동청에서 열린 ‘공정인사 평가모델 발표회’에서 "현대차 노사 간에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고 파업이 지속된다면 법과 제도에 있는 모든 방안을 강구해 파업이 조기에 마무리되도록 할 계획"이라며 긴급조정권 발동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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